장르소설은 장르소설입니다.


짤방은 포스팅과 상관없습니다


관련글 : 제발 다른 출판사를 알아 보라고.

 트랙백한곳은 시드노벨이라는 한국 라이트노벨 출판사입니다.
한국에서 상시공모전을 열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고, 때문에 자신의 글을 출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에요.

그런데 이곳에서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는 것들을 눈팅하다보면 가끔 재미있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개중에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시드노벨에서 원하는 라이트노벨은 대체 뭔가?' 라는 식의 것인데요.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중에 하나를 보자면 그것은 '라이트노벨도 결국 장르문학의 한 갈래이다' 라는 것입니다.

장르문학은 아시겠지만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는 문학입니다. 순수문학과 비교할 수 없는 카테고리에 있는 것이지요.
장르문학을 만들거나 출판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떠어떠한 플롯, 인물, 서사가 보편적으로 인기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영화쪽에서는 장르적인 컨벤션(convention)이라고 합니다.

액션영화 주인공이 싸움못하면 이상하잖아요. 대다수의 관객들은 이럴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액션 영화 주인공의 대부분은 싸움을 매우 잘합니다.

물론 이 컨벤션을 뒤틀어 색다른 장르적 즐거움을 주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싸움은 못하지만 '턱시도'의 도움을 받아 무시무시한 대가가 된다거나 하는 류들은 이 컨벤션을 뒤틀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쪽에 해당합니다.

'시드노벨이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 라고 외치는 분들,

라이트노벨이 가지고 있는 '컨벤션' 이 무엇인지는 대충이라고 숙지하고 계십니까?

8.14일자의 시드노벨 심사평을 보면 '라이트노벨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라이트노벨을 쓰려고 하는 투고자들이 너무 많다.'

라는 편집자분의 말씀이 있습니다.

정말, 자기가 쓰고 있는 글이 라이트노벨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라노베의 컨벤션도 제대로 모르면서,
'내 글은 지금까지 흔히 나온 것들과는 다르다구!'라고 자기 이야기를 마구 비틀지 않았습니까?

최신에의 패션을 이해하고 그 옷들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클래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미술/예술 작품을 만드려면 기존에 나온 것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영화의 장르를 비틀어 섞으려면 일단 섞으려는 영화 장르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라노베도 저것들과 같습니다. 절대 다르지 않아요.

먼저 인기있는 소설, 재미있는 라이트노벨을 보고 그것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괜히 작가들이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지요.
사실 저는 가장 기본적인, '다독'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장르의 컨벤션을 이해하려면 그 장르를 끊임없이 봐야 한다는 얘기니까요.

다만 당신이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독자들을 만족시켜야 할 '작가'의 위치에 서고 싶다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면서 즐거워하기 보다는, 그 작품이 '왜' 재미있는가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얻어내는 방식은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철저히 작품을 분해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냥 수도없이 많은 작품들을 보다 보니 그것들의 패턴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대충 몇 작품 보고 '아 이렇게만 쓰면 되겠군.'이라는 알량한 생각아래 자기가 그동안 생각해던 이야기를 어떤 정제도 없이 마치 자위하듯이 풀어내는 것은 장르소설을 쓴다는 행위에 있어서는 굉장히 오만한 행위입니다.

어떠한 장르의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거기에 트위스트를 만들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일단, 남들이 인정할 만큼 노력하여 이해하고 나서 불평합시다. 여러분. 저도 그래요.

일단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한 뒤에

불평해도 늦지 않습니다. 물론 충분히 저 세가지 과정을 완료하고 나면 불평따위 사라져 있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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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규현 | 2009/08/20 00:52 | 문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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